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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

충북 옥천 출생이다. 경희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198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되었다. 1980년부터 1982년까지 시운동 동인으로 활동했으나 한동안 시 창작을 접고 인도, 네팔, 티베트 등지를 여행하기 시작했다. 이 무렵부터 명상서적 번역 작업을 시작해 명상과 인간의식 진화에 대한 주요 서적 80여 권을 번역했다. 파라마한사 요가난다, 지도 크리슈나무르티, 오쇼 라즈니쉬, 라마나 마하리시, 스리 오로빈드, 푼자 바바 명상센터 등을 방문하고, '성자가 된 청소부'의 저자 바바 하리 다스, U. G. 크리슈나무르티와 만났다. 대표적인 영적 지도자로 알려진 달라이 라마와 틱낫한의 가르침을 소개했다. 1991년 첫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를, 1996년 두 번째 시집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을 발표했다. 세상을 신비주의적 차원에서 바라보면서 인생의 불가사의함을 섬세한 언어로 그려 내어 모두가 공감하는 보편적 정서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이쿠 모음집 『한 줄도 너무 길다』, 『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를 출간했다. 그가 번역해 큰 반응을 불러일으킨 책들로는 『성자가 된 청소부』(바바 하리 다스),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잭 캔필드·마크 빅터 한센), 『티베트 사자의 서』(파드마삼바바), 『용서』(달라이 라마), 『인생수업』(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조화로운 삶』(헬렌 니어링·스코트 니어링),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아잔 브라흐마),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에크하르트 톨레) 등이 있다. 2017년과 2019년에 산문집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를 내어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번역되었다. 우화집 『인생 우화』와 인도 우화집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를 썼으며, 인생학교에서 시 읽기 『시로 납치하다』도 쇄를 거듭하고 있다. 가타 명상센터, 제주도 서귀포 등에서 지냈다. 지금은 서울 대학로에 작업실이 있다.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책 줄거리

"생각했던 것보다 무척 다정하네, 글 쓰는 사람은 좀 이지적으로 차가울 줄 알았거든요." 예리한 지적인 이제 칭찬인지 모를 그 말에야이, "제가 좀 다정하게, 이지적이고 하죠. 에라고 얼버무리는 수밖 없었다. 그녀가 나의 예상 모습을 더 발견하기 전에, 내가 정색하며 물었다. "그런데, 왜 이곳 제주도가 당신이 생각한 제주도여 하죠?" 자신의 관념 속 제주도를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제주도를 경험하기 위해 한 달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내어 이곳에 온 게 아닌가요?" 훔친 놀라는 표정이 마스크 뒤에서도 역력했다. 무척 당황해서 현기증을 느끼고 바다 쪽으로 어졌다라고 할 정도는 다행히 아니었다. 나는 더욱 이지적으로 말했다. "당신이 생각한 것보다 풍경이 너무 평화로운가, 아니면 견디기 힘들만큼 변화무쌍한요? 귤이 너무 시큼한요, 달콤한가? 숲길에 사람이 너무 많은가요, 아니면 반복되는 고독이 싫은가요? 만약 당신이 상상한 것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제주도라면 며칠 못 가서 지루하지 않을까요? 당신의 생각과 기준의 범위를 넘어서기 때문에 더 역동적인 섬일 수도 있습니다. 축제와 같은 변화무쌍한 날씨도 청각을 사로잡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새들도 오름들 위로 손을 뻗으면 만져지는 물기 맺힌 구름도, 싸우려 드는 말투인 양 들리지만 투박한 사투리일 뿐, 속내는 더없이 인간적인 사람들도 있는 것이 그녀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독자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목소리의 다정함을 끝까지 잃지 않는 시인과 바닷가에서 이야기를 나누려는 그녀만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처음 인도에 갔을 때 경험한 갈등도 그것이었다. 모든 면에서 내가 상상한 인도가 아니었다. 영적 깨달음을 얻은 사람들이 거리에 넘쳐났는가 아니다.걸인과 가짜 수행승이 더 많았다. 갠지스 강은 순결하고 남다른 매력을 줄 뿐, 더없이 더럽혀진 각종 똥도 많았다. 조화롭고 지혜로운 이상 세계였는데, 아니다. 인간 존재의 부조리함과 혼돈의 머리가 어지러운 세계였다. 눈이 커질 만큼 매혹적인 인도 여성들이 많았는가? 아니다. 내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더 많았다. 그렇다. 내가 기대한 인도가 전혀 아니었다. 나보다 열배는 긴 머리를 한 탁발승으로 기차 안에 난무하며, 낡은 북을 두드리며 너는 여인숙의 은 손님이라고 말하던, 내가 묻고 있는 방은 다른 손님이 묻고 있었다네. 그 사람이 떠나고 이제 내가 도착했네. 너도 머지 하나 떠날 것이라네 하고 노래하는 노인도, 내 상상이 바뀌었다. 그래서 그 낯설고 특별한 세계에 정신이 압도당하고, 나의 단단한 에고의 층을 생생한 경험들로 부수며, 예상하지 못한 숱한 사건으로 나의 여정을 다채롭게 색칠해 나갈 수 있었다. 나는, 나의 관념으로 그 세계에 도전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 것이 아니라, 나의 작은 자아를 부수기 위해 간 것이었다. 세상의 모든 여행자가 그렇듯이, 내 생각과 선입견을 비우고, 안으로 깊어지고 밖으로 더 넓어지기 위해 히말라야에 갔을 때도, 내가 상상한 성자들의 거처가 아니었다. 라다크의 오지, 투르툭 마을로, 하늘 가득 쏟아지는 별을 보러 갔을 때는, 비구름에 가려 내가 꿈꾸었던 밤하늘이 아니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도로, 카르둥라, 아슬아슬하게 넘어올 때는, 5월인데 폭설이 내려 앞 좌석에 앉은 라다크 여인이 타라 여신에게 드리는 간절한 기도문이 통하지 않았다면, 버스가 천길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질 뻔했다. 그 기도문을 즉석에서 배워, 내가 더 크게 외웠다. 동서양의 명상 센터와 아쉬람을 방문했지만, 내 기대와 상상에 일치하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그렇다면, 나는 왜 히말라야 여행을 스무 번 넘게 떠나는가? 무엇을 위해, 라다크에 고산병을 앓으면서 여름마다 가고, 무슨 축복을 위해, 혼돈의 바라나시에서 살다시피 했는가? 내 상상을 뛰어넘는 세계여서 좋았다. 투르툭에 다시 갔을 때는 높은 돌산 위에서 별들이 우르르 쏟아졌다. 내가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무엇인 줄 아는가? 자신이 상상한 인도가 자신이 기대한 명상 센터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만나보니 자신의 생각 속 시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럴 때 나는 내가 자유 영혼임을 느낀다. 타인의 예측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존재라면 생생하게 살아 있다고 할 수 있는가? 내가 당신을 만났을 때, 당신이 상상밖에 인물이면 더 좋겠다. 불행과 행복의 내력이, 상실과 성취의 경험이든 뜻밖의 이야기를 당신이 가지고 오기를 바란다. 우리는 두려움의 맞서 불가능한 사랑에 빠지고, 준비하지 않았던 일을 경험하기 위해 이 행성을 여행 중이니까, 가슴에 믿음을 품고 별에 닿기 위해, 당신과 마찬가지로, 이 인생은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다. 내가 생각한 세상이 절대 아니며, 내가 상상한 사랑이 아니다. 아픔이 너무 크다. 신도 내가 생각한 신이 아니다. 때로 인간에게 가혹하다. 지구별은 단순히 나의 기대와 거리가 먼 정도가 아니라, 좌표 계산이 어긋나 엉뚱한 행성에 불시착한 기분이 들 정도이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모든 일들이 나의 제한된 상상을 벗어나 훨씬 큰 그림 속에서 펼쳐지고 있으니, 산책길에서 만난 그녀도 마스크를 벗자, 내가 상상한 얼굴이 아니었다. 훨씬 젊고 생기 넘치는 모습이었다. 목에 건 티베트 목걸이도 멋있었다. 그리고 왜 당신이 생각한 제주도여 만 하는가? 왜 당신이 계획한 인생이어야 하는가라는 말의 의미를 금방 알아듣고 고개 끄덕일 줄 아는 영민한 사람이었다. 한 달이 훌쩍 지나 동네 단팥방 가게에서 그녀와 다시 마주쳤는데, 석 달도 제주 사리를 연장했다. 나의 격렬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내 빵 갑가지 내주었다. 역시 내가 생각한 것보다 좋은 독자였다. 그때쯤은 그녀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좋은 제주가 되어 있는 듯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다정하게 이지적인 시인지 한 동네에 살고 있으니까, 삶에서 불행한 일을 겪은 후, 그 불행 감정을 오랫동안 껴안고 있는 사람들의 결론을 압축하면 이번생은 틀렸어.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라는 것이다. 행복해지려면 다시 태어나는 수밖에 없어라고 그들은 말한다. 그 감정은 확증 편향으로 이어진다. 자신의 믿음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믿음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한다. 또한 그 확증 편향이 진리인 양 마음을 닫아 건다. 왜 우리는 자신의 삶을 살면서도 자기 삶의 심리학자가 되지 못할까? 한 때 얼마나 옳았는가? 또 나중에 돌아보면 얼마나 틀린가? 삶은 발견하는 것이다. 자신이 기대한 것이 아니라, 기대하지 않았던 것을. 인생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은 다른 인생이다. 그 다른 인생의 기쁨은 부스러기로 즐기는 것이 아니다. "사랑하면 세상이 말을 걸어온다." 인도의 두 신에게서 영감을 얻을 수 있다 남인도 타밀라 주에 가면. 비슈누 신의 다른 형상인 랑가 신을 모신 사원이 있다. 라가나 거대하고 아름다운 코브라 위에 누워 있는데, 인간이 앞에 오면 눈을 감는다. 그리고 동인도 오리 사주에 가면 비시누 신의 또 다른 형상인 자갓 나트 신을 모신 사원이 있다. 자간나트 눈을 뜨고 있는 정도가 아니라 둥글고 거대하게 뜨고 있다. 랑가 나트 신이 인간이 앞에 오면 눈을 감는 것은 '나는 이 사람에게서 나쁜 면을 보고 싶지 않다'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자간나트 신이 인간이 앞에 오면 눈을 크게 뜨는 것은 '나는 이 사람의 아주 사소한 좋은 면이라도 보고 싶다'라는 의미이다. 랑가 나트신는 나쁜 면을 보지 않기로 의식적으로 감은 눈을 상징한다. 자가나 트신는 인간의 좋은 면에 의식적으로 초점을 맞춘 열린 눈을 상징한다.

 

 

 

 

총평

 

여행과 삶을 통해 삶의 의미와 성장에 대한 탐구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다양한 지역을 여행하며 영적 성찰을 했고, 그 과정에서 기대와는 다른 경험을 했음을 이야기한다. 특히, 인도 여행에서의 갈등과 혼란, 기대와는 다른 현실을 직시하는 과정에서 얻은 깨달음은 인상적이다. 저자는 삶이 예상과 다를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고찰하며, 상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통해 자아의 성장을 이끌어 내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또한, 책은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자기 인식을 바꾸고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인도 여행 중 만난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얻는 과정은 독자에게도 다양한 생각을 일으킨다 삶의 불확실성과 변화에 대한 수용과 적응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저자의 경험을 통해 삶은 예상치 못한 일들로 가득 차 있으며, 그것들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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