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 후 《뉴요커》에 4년간 몸담았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보이는 뉴욕 한복판에서 성공을 꿈꾸며 치열하게 커리어를 쌓아가던 어느 날, 각별한 사이였던 형이 갑자기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는 비극을 겪는다. 2008년 가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세계 3대 미술관’이라 불리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이 되어 그곳에 있는 300만 점의 예술 작품을 지키게 된다. 2018년, 10년간 근무했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떠나 뉴욕 도보 여행 가이드로 일하며 미술관에서 보낸 시간을 회고한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All the Beauty in the World)』를 집필했다. 현재 브루클린 선셋파크에서 사랑스러운 아내, 그리고 두 아이와 함께 살며 비정기적으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책 줄거리
원래라면 내 결혼식이 열렸을 날, 형의 장례식이 거행됐다. 형은 수학 영재였다. 공부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나보다 뛰어났다. 그런 사람이 20대의 나이에 암에 걸려 죽을 줄은 절대 생각하지 못했다. 형은 재미있는 비디오를 보다 깜빡 잠이 들었는데, 누가 반납해 버린 기분이라고 했다. 그렇게 형은 떠났다. 한동안은 그저 가만히 서 있고 싶었다. 나는 내가 아는 공간 중 가장 아름다운 장소에서 떠올릴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일을 하는 일자리에 지원했다. 나는 그렇게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이 되었다. 내가 하는 일은 관람객이 작품에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게 하고, 사진을 찍을 때는 플래시를 끄도록 하는 일이다. 가끔 '무슨 작이 어디 있나요?' 하는 관객의 질문에 대답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할 가장 중요한 일은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아름다운 작품들과 그것을 둘러싼 삶의 소용도리 속에 뒤엉켜, 내면의 삶을 자라게 하는 것이다. 아무도 없는 미술관의 고요는 나에게 위로가 된다. 옛 거장의 회화 간에는 거장의 그림들만 있을 뿐이다. 가장 오래된 그림은 베를린 기에 성모화 성자이고 최근에 그린 그림은 디스코대 고야가 그린 남자의 초상화이다. 이탈리아 관에서 가장 위대한 화가는 '티셰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티치아노 베질리오다 초상화는 생명으로 가득차서 살아숨쉬는 듯하다. 형에 대한 기억이 내 머릿속에 살아숨쉬는 것처럼 말이다. 이집트간에 덴두르 신 저는 고대 이집트에서는 극소수의 사제만이 영혼의 의식을 위해 출입할 수 있었다고 한다 지루에 하는 머이 잃어버린 나는 그렇게 신전을 바라보는 것이 전혀 힘들지 않았다. 그냥 시간이 한가이 흘러가도록 내버려두었다. 그리스 로마 간에서는 뉴욕 크로스라고 불리는 크로스 대리석 조각상이 유명하다. 미술관에 매일매일 있는 사람으로서 이 크로스 대리석 조각상과 동질감을 느낀다. 크로스는 일종의 비석으로 이 사람은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인간이었다고 알리기 위해 만든 것이다. 우리 모두가 그렇지 않는가. 또 한번 동질감을 느낀다. 미술관 경비원이 되기 위해서는 특별한 경력이 필요하지 않다. 다양한 나라, 다양한 인종,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이 미술관에서 일한다. 그들 모두는 각각의 사연을 가지고 있다. 어떤 사람이더라도 같은 파란 제복을 입고 나면 공감대가 형성되고 친구가 된다. 동료 경비원들과 나는 소통에는 내가 세상의 흐름에 다시 발맞출 수 있도록 돕는 격려의 기운이 들어가 있다. 시간이 지나고 이제 미술관 일에 익숙하고 편안해졌을 때 첫째가 태어났다. 형이 떠난 지 5년 만에 새로운 생명이 나에게 온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나는 사소한 것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부모가 되고 난 후에는 끝없는 사소한 일을 계속해서 해결해야만 했다. 콘서트장 같이 떠들썩한 세계와 수도원처럼 고요한 세계 두 곳으로 오가는 것이 내 삶이 되었다. 그 후 내 삶에 영향을 준 두 가지 기획전이 있었다. 하나는 미켈란젤로이고 하나는 흑인 공동체인 지밴드 퀄트였다. 미켈란젤로가 그린 시스티나 예배당 천장은 570일이나 걸리는 대작이었다. 게다가 당시 미술재료의 기술적 한계로 마치 모자이크를 이어 붙이듯 매일 조금씩 완성해 나갈 수밖에 없었다. 미켈란젤로는 날마다 그날 해야 될 일을. 마치기 위해 천장에 매달려 온 힘을 쏟았을 것이다. 앨라배마주의 지스 밴드라는 지역에서 아프리카 미국 여성들이 옷이나 이불을 필트로 만들어왔다. 이를 현대 미술전시관에서 지스 밴드 퀼트 작품전을 열었다. 그 여성들도 모자이크를 완성해 나가듯이 하루하루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이처럼 위대한 예술작품은 주어진 환경에서 무가를 창조하기 위해 조각조각 노력을 이어붙여 만들어가는 것이다. 우리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삶은 휘청거리고 거리지만 결국 천천히 앞으로 나갈 것이다. 힘들었던 하나의 모자이크가 드디어 마무리되었다. 미술관은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고요함으로 위안을 주었다. 이제 더 이상 경기장 밖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지만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넓은 세상을 보여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술관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작품을 고를 시간이다. 너무나도 고통스럽지만, 이 그림을 보면 형 생각이 나서 좋다. 또 이 그림에는 우리가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것, 고통 속의 용기는 아름답다는 것, 상실은 사랑과 탄식을 자극한다는 것을 다시 일깨어 준다. 형은 세상에 없지만, 나는 이제 내 앞에 펼쳐진 삶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삶은 주어진 대로 살아가면서 싸우고 성장하고 창조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총평
실과 꿈, 삶과 죽음, 고통과 용기 등의 주제를 다루며, 주인공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성장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형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한 감정적인 충격을 겪고, 그 후에는 미술관 경비원으로 삶을 새롭게 시작한다. 이후에는 부모가 되어 가족과의 삶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가치관과 삶의 목표를 재고하게 된다. 미술관에서의 일과 미술 작품을 통해 인생의 미묘한 아름다움과 불가피한 변화를 체험하며, 자신의 존재와 가치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죽 음과 삶의 가치, 고통과 용기, 그리고 성장과 변화에 대한 깊은 사색을 담고 있다.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는 삶의 의미를 찾고,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고 나아가는 중요성을 깨닫게 될 것이다. 또한 예술과 인간의 삶 사이에는 깊은 상호작용이 있음을 감지하며, 인간의 삶은 마치 예술 작품처럼 조각조각 모아지며 완성되어 간다는 인상을 받을 것이다.